그동안 울진에서는 따로 추모행사를 열지 못했습니다.
노란 리본을 가방에 매달고 다니는 청년, 노란 스티커 색이 바래지도록 붙이고 다니는 승용차 주인, 세월호 아이들 말만 나오면 눈시울을 붉히는 교사와 엄마들을 곳곳에서 만나곤 했는데 말입니다.
온 국민이 그렇게 엄청난 슬픔을 겪고도 제대로 애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우리는 각자의 방에서 소리 없이 혼자 분노하고 슬퍼하면서 이만큼의 시간을 건너온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우리들이 노란리본이 바람에 나부끼는 연호공원에 모여서, 시와 노래를 부르며 별이 된 아이들을 초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미안하다고, 기억하고 있다고, 다시 약속을 새기겠다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김명희 (녹색평론울진독자모임 지기)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전교조 울진지회와 녹색평론 울진독자모임이 세월호 참사를 다시 기억하고 추모하는 4.16 기억문화제를 개최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4.16 기억문화제는 ‘기억은 힘이 세지’를 주제로 13일 오후 울진읍 연호공원에서 진행됐다. ‘산골이야기’ 농부 김복자 씨가 사회를 맡았다.
기억문화제는 식전행사와 본행사로 나눠 진행됐다. 우선 4시 16분부터는 노란리본 매달기, 추모시 전시, 노란리본 키링만들기, 붓글씨 부채선물, 세월호 관련도서와 자료 전시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5시부터 1시간 진행된 본 행사는 추모시, 추모시노래, 시민들 이야기 등의 내용으로 펼쳐졌다. 전교조 울진지회 회장은 “10년이 지났지만 울진에서 추모하는 시간이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세월호참사 10주기 기억문화제가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 위로받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시 낭송에 나선 김명기 시인은 “오랫동안 고통스러웠다”며 자신의 시 ‘팽목’ 작품이 나오게 된 과정을 설명하며 ‘팽목’시를 낭송했다. 이어 한 시민이 ‘엄마, 아빠 노란 리본을 달고 계세요’ 추모시를 낭송했다.
4.16과 나를 주제로 한 ‘여러 마음, 여러 목소리’에서는 여러 명의 시민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억하고 있는 세월호 10년을 발언했다. 또, 3명의 학생이 추모곡 ‘내 마음의 강물’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연주했다.
추모문화제는 마지막 순서로 ‘잊지 않을게’,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화인(火印)-사월의 노래‘ 합창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편, 전교조 울진지회와 녹색평론 울진독자모임은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 울진작은영화관에서 청소년 특별 초대영화 ‘ 너와 나 ’를 준비, 상영했다.